일본인 절반, 코로나 비상사태 해제 “불만”

맞벌이 여성 대상 조사서 “좋다”는 20% 불과
5명 중 2명은 “해제 이후도 생활 변화 없을 것”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에 발령했던 긴급사태를 해제했다. 해제된 곳은 도쿄도, 사이타마·가나가와·지바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로, 올해 1월 8일 발령된 이후 73일 동안 유지됐던 일본의 긴급사태는 지난달부터 차례로 풀리면서 이날 수도권을 마지막으로 전면 해제됐다. 이로 인해 일본 수도권은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 1시간 늘어나고 대규모 행사의 인원 제한도 완화된 상태다.

그러나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여서 긴급사태 해제 후 재차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데, 실제로 비상사태가 해제된 3월 22일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86명이었지만, 4월 4일에는 2522명, 5일에는 2751명을 기록하는 등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확산세가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음에도 긴급사태를 해제한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일본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이를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가 최근 일본에서 진행됐다.

취업정보 제공 전문기업 비스타일 그룹(bstyle group)은 지난 5일 자사 연구소를 통해 ‘맞벌이 여성을 대상 두 번째 비상사태 해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직업을 갖고 있는 기혼여성 6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비상사태 해제에 대한 의견과 해제 이후 삶의 변화 등을 물었다.

일본 정부의 두 번째 비상사태 해제에 대한 의견에 대해 응답자 중 좋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48.8%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30.5%로 나와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은 상태임을 엿볼 수 있었다. 해제 결정이 좋다는 응답은 20.7%에 불과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5월 1차 비상사태가 해제됐을 때에도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응답에서는 37.2%가 결정에 대해 ‘좋다’고 답했고, ‘좋지 않다’는 의견은 16.5% 불과했었다.

이런 경향은 ‘비상사태 때와는 달리 해제 이후에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을 묻는 응답에서도 나타난다. 응답자의 42.4%가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생활을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불안감이 여전한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지난해 1차 조사 때에는 22.3%만이 변화하지 않겠다고 답했었다.

이외에도 국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의견이 25.9%, 타 지역으로 이동하고 싶다는 답은 20.9%로 나타났고, 외식하러 나가고 싶다(16.8%), 놀러 나가고 싶다(16%)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 응답들은 모두 1차 조사 때에 비해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생활을 바꾸고자 하는 의견이 위축된 탓이다. 조사 문항 이외의 응답자 개별 의견도 눈에 띈다. 비상사태 해제에 대해 좋지 않다고 답한 50대 응답자는 “(해제는)  단지 올림픽을 강행하기 위한 것일 것이며,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켜 또 한 번의 비상사태 선언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아이들에게 해외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고 말하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응답자인 30대 아르바이트생은 “발생 초기의 위기감이 잊히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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