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발병 췌장암, 조기 발견 어려운 이유

몸속 깊숙이 위치한 탓 조기 발견 어려워

최근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이자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일 정도로 건강했던 그에게 병이 발생한 것 만으로도 의아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진단이 늦었던 것도 마찬가지. 대체 췌장암은 어떤 병이길래 이렇게 조기 발견이 어려운지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와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의 설명을 통해 알아봤다.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진 췌장암과 담도암,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무서운 암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븐 잡스는 췌장암으로, 이왕표는 담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췌장과 담도는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이 높아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몸속 깊숙이 위치한 탓에 관리와 검사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고 말한다.

췌장·담도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복통과 소화불량,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증상일 뿐이다.

조영제 주입 후 방사선 촬영하는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로 진단

모든 질환이 그렇듯, 췌장·담도 병변 또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담도 및 췌장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이다. 담도와 췌관의 입구인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내시경을 통해 접근한 다음, 담도로 조영제를 주입하고 방사선 촬영을 통해 담도 및 췌장의 상태를 확인한다.

오치혁 교수는 “개복없이 결석, 암 등 질환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담석증, 담도협착 등의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다”며 “다만,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고 동반되는 합병증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능숙함과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병변이 위치하는 담관 내부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아닌 X-ray 영상만을 이용하여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인,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오치혁 교수는 “검사의 난이도를 떠나 암의 발견 및 조직검사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담도 및 췌장의 병변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의 한계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스파이글래스 DS(SpyGlass DS)’라는 디지털 담도내시경이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 수술 난이도도 높아 복강경·로봇수술 활용

췌장은 인체 내 깊숙이 위치해 있어 진단이나 수술 자체가 매우 어렵다. 특히, 췌장암으로 인한 절제술은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한 접합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다.

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여러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도 한다”며 “복강경·로봇수술은 확대된 시야 속에서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복강경·로봇수술은 수술의 안정성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며 출혈이 적고 통증이 적어 개복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