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난소암, 로봇 수술로 효과적 제거해

발견 어려운 암종 중 하나, 정기검진 받아야

난소암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발견 시기가 늦다. 보통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되어서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학으로는 암이 되기 전인 전암병변을 발견하는 방법은 없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선주 교수는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더라도 골반초음파검사와 종양표지자검사 등 난소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주 교수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골반초음파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선주 교수는 “초음파로 암이 아닌 난소종양을 발견했을 때 암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난소암은 초기암 상태에서 발견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난소암은 대체 어떤 질환이기에 발견이 어려운 걸까.

난소암은 난소 일부분의 세포가 암으로 변해 자라는 것을 말한다. 크게 난소의 표면에 있는 상피성 난소암과 비상피성 난소암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난소암 환자를 보면 상피성 난소암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비상피성 난소암이 10%를 차지합니다. 이런 이유로 크게 둘로 나누어 구분합니다.”

건국대학교병원은 다른 암에 비해 발견이 늦은 난소암 수술을 로봇을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

초기 난소암에 효과가 두드러진 로봇 수술

로봇을 이용한 난소암 수술은 초기암으로 병변이 난소 또는 골반강 내에만 국한되어 있을 때 더욱 유용하다. 진행성암은 개복을 해도 힘든 상태인 경우가 많아 이 상태에서 로봇 수술이 가능한지는 아직까지 임상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행성암인 경우에는 복강 내 퍼져있는 종양들을 다 수술해야하기 때문에 로봇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퍼져있는 것들을 떼어내는 게 아닌 초기암일 때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진행합니다.”

난소암 로봇 수술을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 첫 번째는 복강 내 퍼져있는 부위를 꼼꼼히 확인해 모든 암을 제거하는 것이다. “난소암은 복강에 잘 퍼지는 암이기 때문에 제대로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개복 수술로 전환해야 해요.” 두 번째는 난소에만 국한되어 있는 초기암의 경우, 종양을 몸 바깥으로 빼낼 때 종양이 터져서 내용물이 복강 내에 흐르지 않게 해야 한다. 만약 내용물이 복강 내에 흐르게 되면, 암이 퍼져 암의 병기가 오르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난소암 로봇 수술은 병변을 제대로 확인하고, 종양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로봇 수술은 난소암뿐만 아니라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암을 수술할 때도 장점이 부각된다. 절개 상처가 작고 몸 속을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시야가 뛰어나며 수술동작이 정교해서 출혈이 적고 정확하다. 수술 후 통증이 작고 입원기간도 짧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앞서 말했듯이 난소암 로봇 수술은 초기암인 경우 개복 수술과 대등한 성적을 보입니다. 진행암에 대해서는 아직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려야 하죠. 하지만 자궁내막암에서는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어요. 덕분에 로봇 수술이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임신가능한 난소암

난소암 환자라면 대부분 수술 후 임신가능성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난소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수술 후 임신가능 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기암, 즉 난소암 1기일 때는 가임력보존수술이 가능하다. 보통 초기암일 때는 반대쪽 난소와 자궁을 남겨두고 한쪽 난소난관과 그물망을 제거,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항암치료를 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임신이 불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난소기능이 회복되어 임신이 가능한 것이다. 그 외에 비상피성 난소암은 항암치료에 잘 듣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임력보존수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폐경이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난소기능이 돌아온다.

“비상피성 난소암은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상피성 난소암은 배란횟수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임신, 출산이 많을수록 배란횟수가 줄어들어 난소암 위험이 감소하지만 출산기피 현상으로 배란횟수가 많아지며 상피성 난소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난소암 발생률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출산이에요. 보통 1명 이상 출산 시 난소암 발생률을 30~40% 정도 줄여준다고 하거든요. 많이 낳을수록 좋습니다.”

조기발견 어려운 만큼 예방이 중요

조기발견이 어렵고 예방법이 모호한 난소암. 난소암이 발생하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배란 시 생긴 상처에 외부에서 암의 씨가 들어와서 생기거나, 배란의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난소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배란횟수는 난소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 이선주 교수는 난소암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경구피임약 복용을 추천했다.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하는 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난소암 예방약이기 때문이다. “보통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생 위험이 5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두 명 이상 낳고, 경구피임약을 쓰면 발생률은 70%까지 줄어들 수 있어요.”

경구피임약은 기본적으로 피임약으로 개발되었지만 출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난소암을 예방하고, 자궁내막을 깎아주는 효과가 있어 자궁내막암의 예방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혈전을 만들 수 있어 흡연 여성은 경구피임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산부인과에서 경구피임약을 잘 쓰면 명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약이지만, 전문의와의 처방에 따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그 밖에도 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BRCA1, BRCA2 mutation)가 있을 경우에 예방적으로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하면 상피성 난소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BRCA1 돌연변이는 35~40세에, BRCA2 돌연변이는 40~45세에 시행하는 게 좋다.

“어떤 병이 되었든지, 병이 생긴 다음에 치료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 것 같아요.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선주 교수는 마지막으로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미리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예방법이 될 수 있다며, 조금만 시간을 내서 자신의 건강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특히 여성들은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걸 꺼려하는데, 산부인과는 임산부뿐만 아닌 모든 여성들이 건강을 위해 오는 곳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 방문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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