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가능성 주목받는 구충제 메벤다졸, 새로운 치료효과 발견?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진, 폐동맥고혈압 치료효과 가능성 제기

최근 암 치료 효능 논란으로 식약청이 직접 복용을 말리고 나선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Fenbendazole)과 함께 유사한 항암 효과로 주목받는 메벤다졸(mebendazole)이 또 다른 질환에서도 치료제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연구진은 지난 15일 발표를 통해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 치료제 후보로 메벤다졸이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폐동맥고혈압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에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심하면 심장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시켜 환자를 사망하게 만드는 병이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병을 발견해도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혈관확장제 등 장기간 약물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장기이식까지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발생빈도는 인구 100만 명당 2명 정도로 희귀한 편이며, 일반적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에,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도호쿠대학 순환기내과 시모카와 히로아키(下川宏明)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폐동맥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폐동맥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이 단백질 ADAMTS8에 의해 촉진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폐동맥고혈압의 치료를 위해서는 단백질 ADAMTS8의 발생을 막아야 하는데, 동물실험 결과 메벤다졸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실험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 학회지에 게재됐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동물용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에 대해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며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암 환자는 절대로 복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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